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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ravel & Place

[Liminal places] 심연에서 빛으로 이르는

시골살이에 로망을 갖고 막연한 동경으로 제주에 내려와 살기 시작한 동네는 에메랄드 색 바다가 지척인 아름다운 남쪽 동네였습니다. 도시에서 살다 온 이들에게 시골살이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데, 역시나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가 그러하듯 그런 상황에 처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모두 달라 여전히 시골살이는 즐겁습니다. 더욱이 당시에는 한가할 때면 낮에는 산과 들, 바다로 뛰쳐나가기 바빴고, 저녁에는 편집, 사진을 보정하거나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는 일상에 흠뻑 취해있었습니다. 게다가 활기찬 이웃들은 낯선 곳에서의 적응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모여 음식을 나눠먹곤 했습니다(라고 하고 술을 진탕 마시곤 했습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누군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바닷가 근처에 매운탕이 맛있는 식당을 발견했어. 지금 먹으러 갈 건데, 너도 와.”라는 전화에 발걸음을 돌려 도착하니 오히려 너무 이르게 도착했습

[Liminal Spaces] 굴뚝,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어릴 때부터 살던 동네에는 작은 발전소가 있었습니다. 그 지역의 난방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던 그 발전소의 굴뚝은 꽤 우뚝 솟아있었습니다. 그 굴뚝으로 항상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곤 했는데, 그래서인가 유년 시절을 떠올리면 그 굴뚝이 항상 그려집니다. 덕분에 굴뚝에 묘한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목욕탕 굴뚝부터 발전소의 굴뚝, 심지어는 대형 산단의 수많은 굴뚝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곤 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밥 짓는 향기가 마을에 가득 차기 시작한다.’ 같은 옛 소설에서 봤을 것 같은 문구의 아련한 향수는 아니지만, 산업화된 현대 도시를 살아온 이들에게도 굴뚝에 대한 아련함이 있는 것을 보면 굴뚝이란 존재 자체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기묘한 공통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찾아간 폐허는 무성한 수풀로 담장이 가려진 데다가 위치마저 홀로 떨어져 있어 나무 사이로 솟은 굴뚝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 분명합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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